문화도시청주

지구별여행자

우리들은 잠깐 지구에 발걸음이 닿은 여행자일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유난히 따뜻함이 창밖으로 배어나오는 곳이 있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랜드피아노가 중앙에 자리하고 있고 벽을 둘러싸고 있는 책과 음악 CD들. 그리고 조용한 선율이 흐른다. ‘지구별’은 참으로 고즈넉한 곳이구나 싶다. 

+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 ‘지구별여행자’

내덕동에 자리한 지구별여행자는 커피숍이다. 하지만 단순히 음료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 아닌 여행, 음악, 미술, 사진 등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고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이다. 예전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이선호 대표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2014년 ‘지구별여행자’의 문을 열었다. 

매월 첫 번째 토요일 4시가 되면 이곳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로 변신한다. ‘천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클래식음악회 ‘천 원짜리 음악회’가 열리는 것. 주변에 홍보를 한 적도 없고 딱히 초대장을 만든 적도 없었지만 3~4명에서 시작한 음악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고 자리를 가득 메울 정도가 됐다. 클래식음악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와 좋은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이 대표의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여가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

‘천 원짜리 음악회’에 오면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음악, 교향곡, 피아노연주곡, 뮤지컬음악, 베토벤음악 등 테마를 정해 감상하고, 음악 사이사이에 들려주는 이 대표의 해설은 그달의 주제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저는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처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지요. 지구별여행자를 통해서 좋은 음악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듣고 나누고 싶어요.“

지구별여행자에서는 음악 감상뿐만 아니라 공연도 진행한다. 그동안 열렸던 재즈피아노연주회는 역량 있는 연주자와 관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며 문화공간으로서 또다시 지구별여행자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지구별 여행자가 좋은 음악을 공유하는 곳으로 남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곳을 통해 여행이나 독서에 뜻이 있는 분들과 함께 동호회를 만들고 싶어요. 이곳이 사람들의 여가시간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별에 온 여행자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아름다운 삶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