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청주

아임낫 문방구

+ 감성 문방구

청주대학교 정문에서 나와 왼쪽 길목을 걷다 보면 작고 아기자기한 카페들 사이, 유독 눈에 띄는 작은 가게. 사라지는 문방구의 씁쓸함을 달래줄 장소가 바로 여기 있다. ‘아임낫 문방구’라는 노란색 네온사인 간판 아래 비치는 알록달록한 소품들은 지나가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시선도 머물게 만든다. 이곳에서 동심의 감성에 한 번, 역발상 속 색다른 감성에 두 번 젖어보자.

+ 어른들을 위한 문구점

‘아임낫 문방구’는 디자인 스튜디오 ‘위아낫 컴퍼니’에서 지난 10월, 애정으로 낳은 첫 번째 브랜드다. 이곳에 있어서 ‘낫’은 단순히 부정의 뜻이 아닌, 일상 속 자유로움 그리고 창의적인 반항을 담고 있다. 회사가 아닌 회사, 즉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위아낫 컴퍼니에 걸맞게 아임낫 문방구 역시 문방구 같지 않은 문방구로서의 그 매력을 톡톡히 뽐내고 있다.

공간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곳은 쇼룸 겸 쇼핑이 가능한 공간, 다른 한 곳은 디자인 작업실로 이루어져 있다. 쇼룸에선 공동 운영 중인 세 사장님의 작품을 비롯해 여러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작품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기존의 제품들을 한 번씩 꼬아 만든 발상들이 눈에 띈다.

아임낫 시리즈의 대표 굿즈 중 하나인 아임낫 원고지는 우리의 일상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기와모양, 옛 창살 모양, 과자 절취선 모양 등 기존의 원고지와 칸 수는 동일하지만 칸의 색과 모양은 가지각색이다. 아임낫 일기장은 ‘하루에 한 줄 씩 미리 쓰여진 일기’로 내용에 따라 사람들에게 능동적인 행복을 주는 특별한 일기장이다. 이 외에도 8090 추억의 감성이 담긴 아임낫 뱃지, 눈으로 먹는 제로 칼로리의 아임낫 디저트 뱃지 등 예쁨으로써 그 쓸모를 다 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제품들마다 붙은 소개 글에는 제품만큼이나 재치 있는 사장님의 센스를 엿볼 수 있다. 한편, 다양한 모양의 벽돌들이 자유분방하게 쌓인 한 쪽 벽면엔 신예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드로잉 엽서부터 에코백,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등 작가의 개성과 감성이 드러나는 제품들이 한가득이다.

물건이 아기자기하다고 해서 여자 사장님일 거란 추측은 금물. 아임낫 문방구를 공동 운영 중인 디자이너 둘과 카피라이터 한 명 모두 남자일 뿐만 아니라, 작업실에서 함께 하는 디자이너 동료들까지 전부 남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자세히 볼수록 아기자기함과 투박함이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직접 부순 벽과 세 사장님 각각의 취향이 담긴 노란색, 진녹색, 흰색 페인팅, 리폼한 가구들은 깔끔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이 자연스러움이 주는 재미는 아임낫 문방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이며 사장님의 애정이다.

아임낫 문방구는 사장님을, 사장님은 아임낫 문방구를 닮아있다.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이곳이 주는 매력은, 방문하는 그 누구든 다시 생각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여기서 잠시 발상의 전환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