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벗들에 도움 된다면 계속 이 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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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건들고 싶어요.”
소 개 | 미호종개와 함께하는 소설가 김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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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분야 | 문학 |
활동지역 | 충북 청주 |
주요활동 | 소설, 동화 |
해시태그 | #문학 #미호천 #미호종개 #김정애 |
미호종개와 함께하는 소설가 김정애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건들고 싶어요
미호천의 문학소녀
“중학교 2학년 쯤인가, 한 역사 선생님이 계셨는데 수업 시간마다 소설 줄거리를 얘기해주셨어요. 이광수의 『무정』이나 심훈의 『상록수』 같은 우리 현대소설의 대표작들을 실감나게 얘기해주셨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갔어요. 친구들은 노처녀에 히스테리가 많은 선생님이라고 싫어했지만 난 그 시간이 무척 좋았어요. 그렇게 해서 책읽기에 재미를 붙였고 소설을 쓰게 된 것 같아요.”
그 무렵 그녀를 사로잡은 것은 소설이었으나, 소설보다도 그녀의 마음이 향한 곳은 사회복지시설이었다. 마더 테레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고아원 자원봉사를 다녔던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달리 접근해 보면 심훈의 『상록수』 영향도 컸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민이 『상록수』에 나오는 채영신과 박동혁으로 체화된 것일까.
소설 속 주인공에서 작가로서의 삶에 눈뜨다
“친구들과 도너츠를 사서 주기적으로 고아원을 방문했어요. 청소나 공부, 인생 상담을 해주기도 했죠.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지 않고 고아원에서 보모 일을 하는 계기가 됐죠. 어린 나이에 또래의 보모가 된다는 게 무리였어요. 그 생활을 1년 정도 하다 보니까 글 쓰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마더 테레사처럼 살려면 내 인생을 포기해야 하는데, 저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자아가 없는 삶을 견디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1년 만에 도망치다시피 고아원을 나왔어요. 어머니 아버지 속을 무척 썩였죠.”
채영신과 박동혁 같은 삶은 포기했지만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대로였다. 소설 속 주인공에서 심훈 같은 작가로서의 삶에 눈뜬 것이다. 고아원을 나와 뒤늦게 국문학과를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게 전향하여 첫 소설로 나온 것이 「신풀이」였는데 대학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문학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기자에서 소설가로, 다시 엄마로
“전업 작가가 되기는 어려워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어요. 낮에 취재하고 밤에 기사를 쓰면서 미친 듯이 일을 했기 때문에 거의 10년은 소설을 못 썼죠.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첫 단편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를 냈어요. 소설에만 집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죠. 그런데 복병이 생겼어요. 딸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거예요. 소설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마저 그만 두었는데 딸이 집안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거예요. 1년 정도 갈등하다보니 체념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덕분에 아이랑 즐겁게 지냈죠. 아이와 함께 자연 속에서 놀다보니, 글쟁이의 기획력도 발동하더라고요. 세상과 자연은 그림의 원천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기획기사를 썼고, 『세상은 놀라운 미술 선생님』이라는 책으로 나왔어요.”
기자 생활을 접고 소설가로서의 삶을 선택할 무렵 다가온 아이와의 갈등이 결국 그녀를 더 넓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집안 환경 탓에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인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2년 3개월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인도여행 후 딸은 난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인도여행은 기자와 소설가, 엄마라는 직함으로 자신을 괴롭혔던 부분들을 다수 내려놓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다시 작가의 삶은 시작 된다
그녀는 다시 미호천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고 있다. 갈수록 첨예해지는 빈부격차와 교육 문제, 환경 문제에 소설가로서의 사명이 촉발한 것이다.
“작가로서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을 건들고 싶은 거죠. 대한민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를 보더라도 세계적인 빈곤 문제가 있잖아요. 인도에서 썼던 장편소설을 마무리 중이에요. 허난설헌이라는 인물을 현재의 시점으로 써보고 있어요. 시대의 주류에 편입하지 못했던 그 시대의 문제부터 다각적으로 다뤄보려고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생태환경 동화도 꾸준히 쓰려고 해요. 환경도 시대적인 문제잖아요. 개인적으로 진행한 미호천 탐사가 환경 단체에 영향을 미쳐 우리 지역의 이슈로 만들었듯이 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싶어요.”
그녀는 다시 작가로 돌아왔다. 미호종개로 시작한 동화는 황새와 수달 이야기로 이어질 예정이다. 외교관이 꿈인 딸의 뒷바라지가 끝나면 전업작가로 돌아가고자 한다.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여행도 하고, 없으면 없는 대로 극빈의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글 | 사진 | 발행일 | 제작/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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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 문호영 | 2019.08 |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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