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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별당(고은당)

주        소 충청북도 청원군 문의면 남계2길 35-5
운영시간
연  락  처 010-5436-1302
해시태그 #한옥문화공간 #고은당 #고은별당
공간소개

충북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 고은당

 

대청댐과 청남대로 가는 길로 알려져 있는 문의는 언젠가부터 청주 카페족들의 성지가 되었다. 청주 시내에도 예쁜 카페들과 공간들이 많지만, 조금 더 색다른 분위기를 찾기 위해 외곽으로 가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지역인 것이다. 청주의 여러 카페를 일부러 찾아다니는 카페족은 친구나 연인 단위가 대부분이지만, 가족단위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있다.

문을 들어서면 왼 쪽으로 한 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 한옥 한 채가 있다. 이름은 고은당(古恩堂)’. 전북 익산의 60여 년 된 한옥을 옮겨놓았다. 옆으로는 강아지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고 있다. 그 옆으로는 닭들이 있다. 영락없는 할머니 댁이다. 할머니 댁과 다른 점은 한옥 앞에 멋있는 카페가 있다는 점.

그 카페의 이름은 고은별당이다. 한옥의 특징을 살려 별당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다. 이 건물이 남다른 이유는 사장님께서 직접 지으셨다는 점이다. 사장님께서는 디자인을 전공하셨고, 그 중에서도 특히 나무를 다루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무를 만지는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죠. 나무를 작업하기 위해서는 잘라야 하잖아요? 하지만 이 잘린 나무들은 여전히 살아있어요. 갈라지기도 하고 뒤틀리기도 하고. 나무 자체가 주는 그 부드러운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대전의 방송국에서 무대 디자인을 해 오신 사장님께서는 무대 장치와 소품 등을 직접 제작하기도 하셨다. 그 손재주가 이 고은별당에 그대로 녹아있다. 건물을 멋지게 받치고 있는 구조물부터 커피를 올려놓는 테이블까지 사장님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인터뷰 내내 고은당과 고은 별당의 이야기를 하시는 사장님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옥의 매력은 무엇이기에 사장님을 이렇게까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걸까?

 

저는 한옥을 비유할 때, ‘명품이라고 해요. 그냥 보기에도 예쁘지만 쓰면 쓸수록 그 가치를 알게 되잖아요. 한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져집니다. 마룻바닥과 문고리가 닳고, 사람의 때가 묻을수록 오히려 빛나요. 실제로 집이 오래가기도 합니다. 시멘트 건물은 30년을 수명으로 보거든요. 한옥은 특별한 재해가 없다면 600, 1000년까지도 가니까요. , 지을 때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따로 인테리어가 필요 없잖아요. 한옥 그 자체가 최고의 인테리어니까요.”

 

처음에는 고은별당을 개업할 생각은 없었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한옥만 짓고 친구들과 놀이터처럼 모이는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이런 공간을 우리끼리만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거나 카페를 하나 작게 지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면 어떠냐'고 제안을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카페 운영이나 커피 같은 음료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사실이죠. 그래도 음료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고,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손님들께 보답하려고 하고 있어요.”

 

별당의 이름을 놀이터로 만들려고 했던 그였지만, ‘고은당이라는 이름을 선물하신 분이 장난스러운 이름은 안 된다고 하셔서 고은별당이 되었다고 한다. 고은당은 옛 고()에 은혜 은() 자를 쓴다고 했다.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는 작명가 선생님께서 사장님과 딱 알맞은 이름이라며 선물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3
년 전, 한옥이 완성되었고 작년 129일에 고은별당이 탄생했다. 문득 이 공간을 왔던 길이 다시 떠올랐다. 큰 도로를 달리다가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저 멀리 보은 가는 길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장소가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제 직장이 대전이고 원래 살고 있는 곳은 청주였기 때문에 출퇴근이 가능한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특히 이 앞의 도로가 개통되면서 문의 지역의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대전과 청주를 금방 갈 수 있고, 손님들이 고은당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고은별당에서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직접 고은당을 가보고 싶어졌다.
"사장님, 혹시 고은당을 지금 가 볼 수 있을까요?"

별당에서 바라본 경치도 좋았지만 나와서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당에서는 사장님께서 신경 쓰신 디테일들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한옥의 옆에는 자그마한 굴뚝도 있었다. 이 굴뚝도 사장님께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직접 만들었다고 하셨다. 그 반대쪽으로는 우리의 로망인 나무집이 있었다. 말 그대로 높게 자란 나무의 을 만든 건데, 그 모습이 흡사 동화책에 나오는 것 같아 동심을 자극했다. 나무집에 올라가 테이블 위에 커피를 놓고 가만히 있으니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나무집에서 내려와 드디어 고은당에 들어가 보았다. 가장 먼저 향긋한 나무 향이 손을 내밀었다. 안 쪽의 인테리어 역시 최대한 현대적인 요소를 없애려고 한 사장님의 생각이 엿보였다. 처음에는 전기도 놓지 않았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손님들을 위해 전기를 설치했다고 하신다. 그 전기 사용에 필요한 콘센트도 최소화한 모습이었다. 고은별당부터 넓은 방과 마당, 나무집도 좋지만 고은당에서 꼭 경험해야 하는 건 구들방이다.

 

구들방에 아침마다 제가 직접 불을 때는데요. 따끈따끈한 아랫목 체험을 하고 나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코가 편해져요. 손님들이 경험하고 가셨거든요.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좋아지고 원기 회복도 되는 것 같아요. (웃음) 한번 들어가 보시면 침대문화보다 훨씬 좋은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구들방의 손님이 나가셨다. 기회를 놓칠세라 재빨리 들어갔다. 몸을 지진다는 말을 처음으로 느껴본 것처럼 몸이 녹는 기분이 들었다.
"사장님, 나가기 싫은데요."

 

"처음에는 구들방 이용에 시간제한이 없었는데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한 팀당 두 시간으로 제한을 두었어요."

 

약 한 시간동안 사장님과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설명을 들으니 한옥 체험을 온 것 같기도 했다.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꼭 소중한 사람과 다시 한 번 찾고 싶었다.


"사장님
, 돌아다녀보니까 공간이 너무 좋은데요. 가족끼리 찾아와도 좋고 친구와 와도 좋고, 연인과 와도 모두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사장님께서 고은당과 고은별당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모든 문화 행사는 대환영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옥과 관련이 있는 다도 교육이나 전통 놀이 같은 한국적인 것들을 먼저 해보고 싶어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들 하잖아요? 그리고 이 공간에 한복을 구비해놓고 싶어요. 전주 한옥 마을을 가면 한복을 대여하고 사진을 많이 찍잖아요? 그것처럼 고은당과 더불어 문의문화재단지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의 정성이 온전히 깃든 공간이라 더욱 애착이 클 것 같았다. 한옥을 지으면서 아이들은 마당을 뛰어놀고 어른들은 마루에 걸터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그림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다는 사장님은 주말마다 그 생각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히며 만족스러움을 밝혔다. 하지만 사장님이 꿈꾸고 있는 고은당은 더 아름다웠다.

 

지금은 이 부지에 고은당한 채만 있지만 시간이 흘러 여력이 된다면 더욱 규모가 갖춰진 한옥을 짓고 싶어요. 대문과 창고, 마구간이 갖춰지고 안채와 사랑채가 있는 완벽한 한옥이요. 그리고 그 안에 다양한 문화를 소화해낼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싶어요. 또 제대로 된 한옥이 충북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되어 외국인도 충북의 한옥을 구경하러 오고, 잘 만든 한옥의 교보재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사장님께서는 고은당을 최종적으로 충북, 더 넓게는 중부 지방 한옥의 롤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셨다. 그리고 충북 지역에도 유서 깊은 한옥들이 많지만 무관심으로 인해 제대로 복원이 되지 않거나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많은 문화요소를 통해 한옥과 전통문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다는 사장님의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인터뷰를 마친다.

 

한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이나마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집은 사람의 온기가 더해져야 진정한 집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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