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청주

카페 드롤랑

올망졸망 모여 있는 집들이 한 폭의 동화 같은 수암골. 추억이 담긴 골목길을 굽이굽이 지나다 보면 모던한 외관이 돋보이는 카페 드롤랑이 있다. 프랑스 유학시절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거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이곳. 이색적인 카페의 분위기가 향토적인 수암골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 예술을 마시는 카페

누구든 차를 마시러 와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

카페 드롤랑이 기존의 갤러리 카페들과 다른 점은 갤러리와 카페가 분리된 공간이라는 것이다. 총 4층으로 구성된 이 카페는 각 층마다 그 매력이 확실히 보인다. 우선 1층과 2층은 카페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면 탁 트인 창문과 함께 시원한 화이트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사장님의 센스가 담긴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저절로 사진을 찍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2층은 각 룸이 분리돼 좀 더 아늑하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어 3층으로 올라가면 오로지 전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된 갤러리 공간이 있다. 간단히 방명록을 쓴 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처럼 엄숙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감상에 빠지기에 더없이 좋다. 전시의 경우 주로 작가를 섭외해서 길게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작품전엔 시인인 아버지와 화가인 딸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또, 전시실 대관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직접 선별해서 일주일~보름 정도 전시를 연다. 작품 선별 기준은 작가의 의도가 확실히 있으면서도 너무 난해하거나 개인적인 작품이 아닌, 좀 더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4층은 수암골이 한눈에 보이는 루프탑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명 여심 저격 공간. 많은 커플들이 이곳에 사랑의 발자취를 남기고 간다. 특히 저녁에 이곳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자면 감성에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하에는 대표의 개인 작업실 겸 도자기 공방이 있는데, 2층 곳곳에서 그녀의 그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건물 기둥에 붙어있는 작은 그림부터 탁상 위에 놓여있는 액자까지 찾아다니며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생동적인 공간

카페 드롤랑이 ‘살아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바람. 앞으로는 층별 경계를 없애고 루프탑까지 활용해 건물 전체에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해 계획 중이라고 한다. 또한 특색 있는 기획전들로 사람들이 무언가 느끼고 갈 수 있는, ‘차 마시는 곳’ 그 이상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차분하면서도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드롤랑은 그녀와 닮았다. 화이트 큐브가 아닌 공간에서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을 접하게 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