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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피아노

김지연

"관객이 짧은 순간이라도 ‘좋다’고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소        개 혼자보다 함께하는 음악이 좋은 피아니스트
활동분야 음악, 피아노
활동지역 청주, 전국
주요활동 피아니스트, 앙상블피아니스트(Collaborative Pianist), 공연, 수업
해시태그 #김지연 #음악 #피아노 #피아니스트 #청주 앙상블
인물소개

피아노 선율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같이’의 힘

 

‘나의 음악인생은 극적인 요소가 없다’고 김지연(41) 피아니스트는 말한다. 그가 걸어온 피아노의 길은 폭풍우 치는 바다가 아니라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그의 마음을 받아주던 엄마 같은 바다였다. 

 

음대 시절부터 줄곧 연주회의 앙상블피아니스트(Collaborative Pianist)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다른 장르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완성하는 앙상블 연주가 좋다고 이야기한다. 

 

 

피아노로 꿈의 조각을 맞추다

 

“피아노 건반을 5살 때 처음 만져 보았어요. 이후로 다른 아이들처럼 피아노 학원에 다닌 거죠.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적성에 맞았던 것 같아요. 특별히 잘 치는 학생이었다기보다 빠지지 않고 열심히 치는 학생이었죠.”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 피아노를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예술중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것을 부모님은 선뜻 허락하시지 않았지만 스스로 선화예술 중학교에 합격해서 뛸 듯이 기뻐하는 딸의 소망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이후로 가족들은 그의 피아노 일정을 가족행사의 1순위로 생각해 주었다.

 

“형제들 중에서 저만 음악을 전공했어요. 가족여행을 계획해도 피아노 연습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해 주셨고 형제들도 그런 사정을 이해해 주었죠.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지금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피아노는 어린 시절 흥미로운 악기로 다가왔다가 그의 마음을 담아주는 속 깊은 친구가 되어 주었고, 이제는 그의 마음을 말해주는 목소리가 되어 주고 있다.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선율이 좋다

 

선화 예술 고등학교 시절에도 그의 피아노 연습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피아노와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 새벽이나 밤 시간을 이용해 연습하곤 했다. 마음에 두고 있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힘들어서 피아노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단다. 피아노 앞에 앉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상과도 같았던 것이다. 

 

서울대학교 음대에 진학한 그는 피아노 독주곡 중심이었던 그동안의 연주와는 사뭇 다른 앙상블 연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어찌 보면 일탈과도 같았어요. 모두들 독주곡만 연습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저는 선후배들과 함께 연주회를 기획하고 같이 연습하는 그 과정이 좋았어요. 그리고 여럿이 모여 만드는 음악이 저를 더 행복하게 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독주보다 앙상블피아니스트로 참여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하고 있어요.”

 

 

피아니스트보다 ‘앙상블피아니스트’로서의 즐거움

 

동문이었던 박광우 성악가(베이스)와 결혼해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에센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Diplom) 졸업하고 귀국해서 남편의 고향인 청주에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해 한국교원대학교, 계원예고, 충북예고, 충남예고에 출강 중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연주의 범위가 생각보다 매우 넓다는 것.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반주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졸업한 것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이었다. “대부분의 피아노 전공자들이 솔로로 활동하는 것만 생각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피아노를 떠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다른 장르의 연주자와 협연하는 앙상블피아니스트와 같은 전문가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이미 해외에서는 앙상블피아니스트의 역할을 하나의 연주 장르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관객과 호흡하며 다양한 음악을 펼치고 싶다

 

같은 곡이지만 성악가마다 곡의 해석을 달리 하고 새로운 옷을 입히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가 앙상블피아니스트를 사랑하는 이유이면서 앙상블피아니스트의 역할을 알리는 싶은 까닭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소규모의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작은 공간 특유의 아늑함 속에서 평소에 만나기 어려웠던 곡들을 들려주고 싶은 것 또한 그의 소망이다. 

 

“음악도 편식이 있어요. 관객들이 편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로 익숙한 음악만 연주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익숙한 음악이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연주자들이 다양한 곡을 들려주면 관객들도 그만큼 더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우리 지역 안에서 좋은 공연을 기획해 선보이고 싶어요.” 지금도 그는 공연, 연습, 강의 등으로 새벽잠을 줄여서 움직인다. 앙상블피아니스트를 사랑하는 음악인으로서 꾸준히 한 길을 걷고 있는 그의 모습이 역동적이면서 무척 극적으로 보인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윤정미 서근원 2017.10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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