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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성악, 베이스

박광우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연주가가 되자"

소        개 시를 노래하는 성악가
활동분야 음악, 성악, 베이스
활동지역 청주, 서울
주요활동 충북음악협회, 오페라, 가곡 연주, 대학 강의
해시태그 #성악 #독일가곡 #오페라 #베이스 #충북음악협회
인물소개

일찍 찾아온 변성기

 

박광우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변성기가 찾아왔다. 당시는 다른 아이들보다 빠른 편이었다. 현재의 낮고 굵은 목소리 때문에 노래하는 걸 창피해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 때 장학사 앞에서 친구들과 노래를 한 적 있었다. 또래 친구들과 다른 목소리가 나오자 어른 목소리를 낸다고 선생님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이후 남 앞에서 절대 노래를 부르지 않는 학생, 음악 점수를 아예 포기한 학생이 되었다.

 

성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의 일이다. 혼자 노래 부르는 것을 지켜본 선생님이 반마다 다니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박광우 씨를 만난 선생님은 성악 공부를 권하였다. 중3 때 학교 대표로 가곡 경연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성악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노래를 전혀 안 하던 아이가 갑자기 성악을 하겠다니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그것도 대학 시험을 한 달 앞두고 내린 결정이니 더욱 당황스러웠다. 남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박광우 씨는 평소 음악을 좋아했었다. 두세 번 레슨을 받고 시험을 봤지만, 타고난 재능 덕에 예고에 합격했다.

 

당시 예고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생님들도 열정적으로 지도했고 요즘과 달리 입시에 치중하기 보다는 학생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시절이었다. 성악을 하는 친구도 많아서 선의의 경쟁도 되고 서로 도움도 되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되어 정말 재미있게 공부했다. 고3 때는 서울대에서 상도 받고 예술종합학교에 영재로 선발되어 레슨을 받으면서 자신감도 늘었다.

 


베이스의 매력

 

청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을 가보니 각종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보이던 친구들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하였다. 앞서가는 친구도 있고 노래를 그만두는 친구도 많았다. 박광우 씨는 노래를 계속하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대학을 다니며 그는 독일 가곡을 잘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졸업 후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결혼해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같은 학교를 다닌 아내와 함께 서로 의지하고 고민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삶의 동반자이자 동료이기도 한 아내와는 현재도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대학을 다니며 바로 오페라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유학생활 7년 중 2년 동안은 월급을 받는 정식 가수로 활동을 했다.

 

잘 다니던 극장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고 보니 막연하였다. 다행히 청주에 계신 은사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셨다. 서울대 등 대학에 출강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8년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귀국 독창회 이후 많은 공연을 해왔다. 매년 한 두 편 정도 오페라에 출연하기도 한다.

 

성악가의 매력은 위대한 시인의 시와 그것을 해석한 곡, 이 두 예술가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나만의 음악으로 다시 관객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음에 신경 써야 하는 테너와 달리 고음 걱정이 없는 베이스는 심오한 텍스트들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베이스의 무게감과 진중함은 인간의 슬픈 감정을 표현하기에 좋다. 공연에서 인기도 없고 비중 있는 역할도 적지만 관객에게 편안한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는 베이스를 그는 사랑한다. 그리고 베이스는 타고 나야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독일 가곡을 잘 부르는 성악가

 

어릴 때는 그는 조수미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었다. 막상 독일 오페라 극장에 가보니 현실은 쉽지 않았다. 험난한 길과 싸워야 하는 기로 앞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꿈의 기준이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외국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꿈도 이뤘고 아들이 큰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던 아버지의 바람도 이뤘으니 갑자기 모든 꿈을 이룬 듯 했다. 그렇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독일 가곡은 어렵고 재미가 없다. 우리의 시도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독일 시나 소설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이니 당연히 관객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래서 관객에게 독일 가곡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현재의 목표이다.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연주하는 것, 그 목표를 위해 더 고민하고 연습하고 있다. 다행이 아내가 많이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아 원동력이 되고 있다.

 

관객이 이해하기 싶도록 가곡의 텍스트를 한글로 번역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관객의 재미와 흥미 유도를 위해 한국 가곡도 연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국 가곡이 독일 가곡과 자음을 내는 발성의 위치가 달라 부르기 더 어렵다. 오현명 선생처럼 한국 가곡을 잘 부르기 위해 서양음악에서 흔히 말하는 좋은 소리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그 역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도 계속 고민하고 공부할 것들이 넘쳐난다. 시를 이해하고 곡을 해석하는 과정의 고민들이 매년 변화무쌍하다. 박광우 씨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성악가이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김영범 서근원 2017.08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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